스탁스의 정점, 금속 메쉬의 새로운 전설을 맞이하라



Focus


Stax  

SR-X9000



스탁스의 정점, 금속 메쉬의 새로운 전설을 맞이하라


SR-009S가 세밀함과 해상력의 마법을 펼쳤다면, SR-X9000은 그 특성 속에서도 한층 꽉 차고 여유로운 음장감을 선사한다. 다이어프램이 늘어난 덕분인데, 한정된 공간 뒤에 또 다른 공간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한 것처럼, 그야말로 한층 늘어난 평수의 무대를 만끽할 수 있다. 


글 | 김문부


그야말로 정전형 헤드폰의 역사이다. 1960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정전형의 수많은 역사를 써 내려갔다. 지금은 물론 다양한 정전형 제품의 경쟁자들이 출현하고 있지만, 역시 오리지널이 갖는 그 우수성과 전통성은 쉽게 범접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많은 헤드폰 브랜드들이 그 시대에 유행하는 스타일과 음색을 찾기 위해 노력할 때도, 이들은 오히려 정전형 헤드폰에 집중하면서 꾸준히 새로운 세대의 기술로 대중들을 사로잡았다. 지금도 플래그십 출시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정전형 헤드폰의 명가로서의 절대적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SR-X9000으로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곳, 바로 정전형 헤드폰의 아이콘 스탁스(Stax)에 대한 이야기이다. 


스탁스의 헤드폰 라인업을 간단히 살펴보면, 플래그십 SR-X9000이 정점에 위치해 있으며, 그 아래로 SR-009S, SR-007 MK2가 자리하고, 어드밴스드-람다 시리즈로 SR-L700 MK2, SR-L500 MK2, SR-L300이 출시되어 있다. 역시 소위 품목 늘리기식으로 많은 제품을 출시하는 곳은 아니며, 확실히 소수 정예의 핵심 라인업들로 고급화를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새로운 플래그십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스탁스의 정점, SR-X9000 헤드폰이다. 



디자인은 한눈에도 플래그십임을 짐작할 수 있도록 호화로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SR-009S에서도 전설적인 SR-Ω의 환생을 엿보았지만, SR-X9000는 그 신화적인 제품보다 한 단계 더 발전된 이상향을 완성시켰다. 스탁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MLER이 드디어 MLER-3으로 진화한 것인데, SR-009S에서도 엄청난 발전을 보여준 MLER-2보다 더 높은 세계가 있던 것이다. MLER-3에서는 금속 메쉬 고정 전극이 다시 돌아왔다. 70년대의 SR-X를 시작으로, 90년대의 SR-Ω로 금속 메쉬 전극 디자인의 진가를 전설적으로 남겼는데, 당시에도 말도 안 되는 제조 공정이 필요했기 때문에 오히려 생산에 두 손 다 들어버렸다. 결국 30여 년이 지난 후에야 새로운 개발 공정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다시 도전·완성하게 된 것이 MLER-3의 SR-X9000이라는 것이다. 실제 내부 구조를 보면 정말 정교·정밀하게 제작되었는데, 이 모든 과정을 수공으로 제작한다고 하니 놀랍기만 하다. MLER-3은 메쉬 전극과 종래의 에칭 전극을 열확산 결합으로 압착한 4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 이쪽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그야말로 스탁스의 정점. 왜 스탁스에서 자신 있게 플래그십으로 내놓았는지 알게 하는 높은 완성도와 퀄러티는 또 하나의 신화적인 제품 탄생임을 알려준다. 참고로 다이어프램 면적은 SR-009S에 비해 20%나 늘었다고 하는데, 자연히 대편성의 음악들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정교한 MLER-3은 고품질 사운드와 강성 및 경량을 실현하기 위한 알루미늄 인클로저에 보호되며, 불필요한 공진을 줄이고자 한 많은 노력들이 깃들어져 있다. 소리의 반사각을 컨트롤하고 불필요한 반사음을 배제하는 틸트 가드 메쉬, 인체 공학적으로 최적화된 스테인리스 스틸 아크 구조 및 아크 자체 공진을 줄이는 I형 알루미늄 스태빌라이저 등 스탁스의 새로운 비기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착용감 역시 굉장히 훌륭한데, 통기성과 밀착성이 뛰어난 가죽 패드도 기분 좋게 다가오며, 무게는 케이블 제외 432g으로 SR-009S의 441g보다 오히려 몇 그램 더 줄은 모습이다. 케이블은 역시 고품질. 착탈식 구조로 고순도 6N-OFC와 은도금 연동선의 하이브리드 구조를 채택하여 안정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이 고급스럽고 수준 높은 헤드폰은 그에 걸맞게 고급스러운 전용 오동나무 케이스에 담겨 있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정전형 헤드폰으로 듣는 청량하고 투명한 음의 파도는 언제 들어도 압도적이다. 눈이 시릴 듯한 블루색으로 구름 한 점 없는 가마쿠라 해변을 걷는 듯한, 그 청량함과 투명함은 왜 이 엄청난 거금을 투자해야 하는지 설득시켜준다. SRM-T8000 같은 급에 맞는 헤드폰 앰프를 동원한다면, 그 비용은 더 올라가겠지만, 정전형 헤드폰 본가의 이상향을 맛보고 싶다면 적은 잔고에도 지갑을 열 수밖에 없다. SR-009S가 세밀함과 해상력의 마법을 펼쳤다면, SR-X9000은 그 특성 속에서도 한층 꽉 차고 여유로운 음장감을 선사한다. 다이어프램이 늘어난 덕분인데, 한정된 공간 뒤에 또 다른 공간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한 것처럼, 그야말로 한층 늘어난 평수의 무대를 만끽할 수 있다. 정전형 헤드폰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다이내믹 부분에서도 한층 파워풀해졌는데, 저음에 일가견 있었던 이전 007보다 훨씬 더 그레이드 높아진 저음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음의 자연스러움과 부드러움이 일품인데, 확실히 전작보다 급수가 몇 단계 더 올라간 듯한 음의 풍윤함이 남다르다. 좀더 쉽게 요약하면 스탁스가 만들어 낼 수 있는 해상력, 공간감, 다이내믹의 한계치까지를 모두 담아냈다고 생각하면 된다. 스탁스의 플래그십에 대한 자신감, 일단 누구나 실제 청음한다면 인정할 수밖에 없는 극명하고 선명한 무대가 여기에 있다. 




수입원 (주)다미노 (02)719-5757

가격 1,005만원   유닛 타입 푸시풀 일렉트로스태틱, 오픈형   전극 MLER-3   임피던스 145㏀   음압 100dB   주파수 응답 5Hz-42kHz 

일렉트로스태틱 커패시턴스 110㎊   바이어스 전압 DC 580V   케이블 6N OFC+은도금선   무게 432g(케이블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