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도의 무선 블루투스 헤드폰, x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다



System Review


Grado  

GW100x



그라도의 무선 블루투스 헤드폰, x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다 


언제나 변함없다. 정말 오랫동안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지켜왔다. 많은 브랜드들이 트렌드를 좇기 위해 특별한 개성 없는 무난한 콘셉트로 변화를 보여줄 때도, 이들만은 꿋꿋이 자신의 프라이드와 전통성을 지키며 인기를 이어왔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이들과 비슷한 회사는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그야말로 독보적인 브랜드이다. 아날로그 카트리지를 근사히 만들어내면서도, 수세월 동안 같은 네이밍과 같은 디자인의 헤드폰을 보여주는 곳. 확실히 흔치 않다. 오히려 이런 매력 때문에 마니아들이 가장 많이 찾는 헤드폰 브랜드가 되기도 했는데, 특히 최근에는 젊은 층들도 이들 특유의 디자인과 감성에 매료되어 구매력을 높이고 있다. 일단 빠지면 쉽게 헤어나올 수 없는 마성의 브랜드, 바로 그라도(Grado)에 대한 이야기이다. 


앞서 그라도를 변화 없는 브랜드라고 이야기했는데,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은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보여주고 있었다. 기본적인 디자인 레이아웃을 파격적으로 뒤바꾸지 않을 뿐, 사운드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라면 제법 많은 변화를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덕분에 그라도를 구매할 때는 모델명 뒤에 붙는 이니셜을 잘 체크해야 하는데, i 버전, e 버전, 그리고 최신의 x 버전까지 이어지는 세대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이번 x 시리즈는 그야말로 순풍이 불고 있다. 역대급이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난 사운드 업그레이드를 보여주었는데, 실제 출시되자마자 유저들의 많은 호평들이 쏟아지고 있을 정도. 그만큼 그라도는 이번 x 시리즈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심혈을 기울인 모습인데, 프리스티지, 스테이트먼트, 레퍼런스 시리즈 등 x 버전의 신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모델 역시 그라도로서는 엄청난 혁신과 변화의 제품이었다. 무려 그라도의 첫 번째 무선 블루투스 헤드폰은 물론, 세계 최초의 오픈형 블루투스 헤드폰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은 제품인데, 이 화제작 역시 x 버전으로 본격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라도의 무선 신작, GW100x를 소개한다. 



디자인은 이전 버전과 사실상 달라진 점이 없다. 하우징의 브랜드 네임 위치나 모델명 정도가 달라져 있을 뿐 기존 레이아웃을 적극 활용한 모습이다. 사실 기존 GW100이 디자인적으로 워낙 밸런스가 좋고 호평 받았기에, 특별히 손댈 곳이 없었을 것 같기도 하다. 역시 프리스티지 시리즈 특유의 클래식한 느낌에 좀더 세련된 새로운 감각이 추가되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무선 헤드폰 포맷과도 제법 잘 맞는 디자인이다. 


디자인은 전작과 동일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제법 큰 변화가 담겨 있다. 그야말로 리엔지니어링의 묘수가 돋보인다. 우선 가장 큰 핵심은 x 버전을 탄생시킨 4세대 유닛으로 교체되었다. 44mm 사양의 유닛인데, 마그네틱 회로, 보이스 코일, 그리고 다이어프램까지 모든 것이 새로운 설계로 재탄생되었다고 한다. 그라도의 x 버전이 크게 호평 받는 것도 이 새로운 유닛 덕분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동안 이 대역만 살짝 낮춰준다면, 혹은 조금만 올려준다면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실현되었다. 실제 제작사에서도 효율이 향상되고 왜곡은 줄어들어, 훨씬 더 사운드 그레이드가 높아졌다고 이야기하는데, 지극히 공감하는 바이다. 블루투스는 기존 5.0에서 5.2 버전으로 상승했고, 충전 포트가 드디어 USB 마이크로 B 단자에서 일반적인 C 단자로 업그레이드되었다. 개인적으로도 꼭 바랐던 C 단자인데, 유저의 니즈를 빠르게 반영한 모습이다. 배터리 시간은 기존 40시간이었는데, 신작은 대략 46시간으로 구동 타임을 좀더 보강했다. 


실제 들어보기 전에는 그라도와 무선, 막연히 잘 매치되지 않았는데, 실제 들어보면 어려울 수 있었던 난제를 멋지게 풀어낸 모습이다. 우선 오픈형 블루투스 헤드폰이라는 태생적인 약점을 체크해봐야 한다. 블루투스 제품이라면 밖에서 자주 들을 것이고, 소리가 외부로 새는 오픈형 구조는 자칫 난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라도는 그냥 원래 구조를 그대로 적용하지 않았다. 외부로 소리가 나가는 것을 최대 60%까지 감소시키는 새로운 설계와 구조를 도입했다. 실제 들어보면 기존 그라도 제품보다 확실히 외부로 넘어가는 소리가 확연히 줄어든 모습인데, 오픈형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밖에서도 어느 정도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은 정말 주목할 만하다. 그라도 특유의 굵직한 케이블에서의 해방도 큰 장점. 이제 돌아다니면서 자유롭게 그라도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WS 쿠션이 적용되었는데, S 쿠션처럼 특유의 말캉거리는 느낌으로 착용감도 제법 좋은 편이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기존 GW100은 중·저음에 장점이 있는 올라운드 성향의 제품이었는데, 이번 GW100x는 확실히 대역 밸런스가 좀더 좋아졌다. 중·저음이 퀄러티 높게 정돈되고, 해상력 높은 고음이 터져 나오는데, 확실히 GW100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맞다. 막연히 풍성하게 퍼지는 저음이 아닌 다이내믹과 스피드를 가진 힘 있는 저역을 선보이며, 무대 사이즈를 증폭시키는 오픈형 특유의 무대감도 멋지게 구현해냈다. 기본적으로 그라도 특유의 날카로움이나 러프함보다는 좀더 범용적인 튜닝이 중심에 있는데, 그레이드 높은 올라운드 성향의 기본기를 잘 보여주는 제품이다. 특히 올라운드 성향의 제품을 무선으로, 그것도 오픈형으로 듣는 것이 굉장히 이색적인데, 확실히 기존 그라도 제품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이전 시대에는 막연히 마니아층이 사랑하는 그라도였다면, 이제는 젊은 층들도 열광하는 그라도로 조금씩 이미지가 변화하는 모습이다. 그만큼 조나단 그라도(Jonathan Grado)가 이끄는 새로운 세대의 그라도가 확실히 성공적이라는 느낌. 그만큼 트렌드에 그라도를 녹여내는 능력이 탁월한데, 그 대표적인 제품이 GW100x가 될 듯하다. 




수입원 (주)다미노 (02)719-5757

가격 49만5천원   

구성 오픈형   

블루투스 지원(Ver5.2)

주파수 응답 20Hz-20kHz   

감도 99.8dB

임피던스 38Ω   

구동 시간 대략 46시간 

배터리 용량 850mAh